變化錄
001.모닝페이지
보나 파크
2024. 5. 21. 11:01
모닝페이지를 쓰기로 하고 단 한페이지만을 채우자는 약속을 이틀째 어겨버렸다.
아직은 9시 전에 일어나기엔 버겁나보다. 버거운 스스로를 또 그런대로 받아들이는 중.
1년 전 이맘 때도 나는 회사를 떠나고 싶어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일을, 욕망과 지킬 수 없는 약속들만 드글거리는 이 곳을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몇달 있지 않아 예정되어 있던 프로젝트가 꽤나 성공을 거두게 되고,
(물론 인센티브나 보상은 없었으나...)
그 여파로 1년이 지나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상황은 더 안좋아졌고 과제는 어려워졌으나...
예전같았으면 내게 주어진 감투에 기뻐하고
인정받았단 생각에 들떴을 테지만,
어쩐지 흥이 나질 않는다.
주어진 여타 불리한 조건들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그런 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정도가 심하다.
아예 '흥미' 자체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이 크게 의미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재미보단 버거움이 더 크다.
번아웃도 우울도 아닌
나와 이 직업과의 인연이 끝나가고 있는 것만 같다.
'다음은 어디로 가야하지...?'에 대한 물음표만 간직한 채로.
그래서 주제는 모닝페이지였는데...
11시면 아직 '모닝'이긴 하니까.
오늘의 페이지는 이걸로 대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