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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흑역사

보나 파크 2019. 5. 30. 02:38

나는 종종 흑역사를 생성하곤 하는데,
돌이켜보면 그것들은 전부 간절했던 거였다.
너무 간절해서 안달하다 결국 가장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이 지어져버리는 것.
성장기 혹은 로맨스코미디의 한 에피​소드로 끝나면 다행이건만 만 27년을 꾸준히 한해도 빼지 않고 흑역사와 함께 살아오면서 느낀 건, 어느 흑역사는 구질구질할 뿐 그 어떤 것도 남기지 못한다는 거였다. 조기종영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흩어지는 흑역사도 있었더랬다. 특히 그게 타인의 마음과 관련됐을 때는 더더욱.

아빠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상황이 아니라 마음이랬는데,
가끔(실은 굉장히 자주)은 상황이 마음을 이겨버리기도 하고 마음의 다름을 괜히 상황 탓을 해보기도 한다.
아마 나로 살아가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밝은 역사만을 만드는 건 무린가보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흑역사도 한 사람의 역사
그 한페이지에 있는 진실인 것을.